중박계는 밀가루에 참기름과 꿀을 넣고 반죽하여 직사각형으로 큼직하게 썰어 기름에 지지는 유밀과의 일종이다. 양과에 밀려 한과의 자리가 없었던 때도 있었지만 다시금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과와 양과의 차이 및 중박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한과와 양과의 차이
우리 나라의 과자는 한과류라 하여 강정 · 산자 · 약과 다식 · 숙실과 등의 유밀과와 정과·엿 등 70여 종이 있다. 이로써 한과는 실과와 반대되는 개념의 조과이며 만드는 방법과 재료에 따라 그 종류가 나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서양의 양과는 우리나라의 과자와는 그 개념이 다르다.
양과는 저장성, 반죽의 형태로 나뉘고 부풀리는 방법에 따라 나눈다. 저장성에 따라 생과자, 건과자로 나누기도 한다. 그리고 반죽의 형태에 따라 반죽형, 거품형, 혼합형으로 나눈다. 또한 부풀리는 방법에 따라 화학적으로 부풀린 제품과 효모로 부풀린 제품 그리고 특수한 형태의 냉동과자가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과자는 서양의 양과에 비해 만드는 방법이 훨씬 다양하고 저장성도 높다. 팽창제, 보존제 등의 화학첨가물을 일체 사용하지 않는 순수 자연식이자 건강식이라 할 수 있다. 일제 36년의 강점기를 벗어나자마자 민족상잔의 비극을 겪으면서 급격하게 도입된 외래문화와 함께 양과자가 우리 사회에 빠른 속도로 뿌리를 내리면서 대중화되었다.
그래서 한과는 그 터전과 기반을 빼앗겨 거의 맥이 끊어지게 되었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1980년에 접어들면서 윤택해진 국민경제와 함께 서구식에 입맛이 길들여지면서 설탕이나 지방 등 고열량 식품의 과다섭취로 말미암아 성인병, 비만증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사회문제화 되자 상대적으로 자연식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식생활에 있어서도 전통식 식생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으며 우리 것을 되찾자는 의식이 국민운동으로 확산되었다. 맛이 담백하고 품위가 있는 한과에 대한 소비가 늘기 시작하고 한과전문 생산업체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과업계는 그 동안의 기술 축적을 이용하여 한과류를 현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다각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지역마다 특산물을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한과가 생산되어 고유한 맛과 멋을 되찾아가고 있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중박계의 유래
중박계는 우리 전래의 과자로 여러 고조리서에 자주 등장하는데 중배끼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주방문, 도문대작, 음식지미방에 중배끼로 1815년 규합총서, 1945년 시의방에 중계법과 중계로 각각 기록되어 있다. 1957년 이조궁정요리통고의 중배끼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밀가루에 기름, 꿀 또는 설탕과 엿 녹인 것을 넣고 잘 섞어 가지고 물을 좀 넣어서 약과 반죽보다 좀 노글하게 반죽을 해서 도마에 놓고 민다. 그리고 조그마한 구형으로 썰어서 기름에 지진다. 속이 반쯤 익었을 때에 꺼낸다. 중배기는 기름에서 꺼내어 조청에 담그지 않으며, 제사에만 쓰는 것이라고 하였다.
우리 음식에서는 밀가루에 기름과 꿀을 넣어 질게 반죽하여 밀어서 적당한 크기의 사각형으로 썰어서 기름에 지져낸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만드는 법은 약과보다 꿀이나 기름을 조금 넣고 색깔도 엷게 지지며 볶은 밀가루를 꿀로 반죽하여 썰어서 지지기도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중박계는 약과와 비교해서 반죽은 같은 방법으로 하되 좀 더 무르게 하고 겉면의 색깔도 약과보다 덜 진하게 살짝 익혀 노르스름하게 지지는 것이다. 또한 조청을 바르지 않은 것이 특징이며 반쯤만 익혀 놓았다가 필요할 때 완전히 익혀 먹는 과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중박계는 평소에는 만들어 쓰지 않고 통과의례와 같이 고배상을 괼 때 이용하는 음식이다. 한편 중박계보다 작은 크기의 박계는 밀가루에 소금과 꿀을 섞어 되직하게 반죽한 다음 높은 온도의 기름에서 지져낸 것이다. 따라서 중박계와는 달리 반죽에 참기름을 섞지도 않고 지질 때에도 높은 온도에서 지지는 까닭에 기름이 적게 들어간다.
그리고 청주는 아예 쓰지도 않고 완전히 익혀내므로 완성이 된 후에도 약과처럼 단면이 여러 층으로 되어 있지 않고 속에 기름이 배어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박계는 통과의례에 따른 상차림이나 다과상에 대한 기록에는 그 이름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잔치나 다과상에는 거의 쓰지 않는 대신 제향에 사용했던 음식이었음을 알 수 있다.
중박계 만드는 방법
중박계 재료 준비
밀가루 박력분 2컵, 참기름 3큰술, 꿀 2큰술, 청주 2큰술, 소금 1/4작은술, 생강즙 2큰술, 흰후춧가루 1/4작은술, 계핏가루 1/4작은술, 꿀 1컵, 계핏가루 1/2작은술, 유자 반개, 잣가루 3큰술, 튀김기름 2컵
중박계 만드는 과정
1. 밀가루를 체에 내린 다음 참기름을 조금씩 넣으면서 손으로 고루 비벼 다시 한번 체에 내린다.
2. 꿀과 청주, 소금, 생강즙, 물, 흰 후춧가루를 한데 혼합하여 고루 섞은 후 밀가루를 넣고 뭉치듯이 가볍게 반죽한다.
3. 반죽한 것을 도마 위에 놓고 밀어 두께 0.8 cm, 가로 5cm, 세로 8cm 의 직사각형으로 썬다.
4. 썬 것을 100℃~110℃ 정도의 기름에 반 정도 익혀서 꺼낸 다음 제사상에나 고임상에 쓰고 먹을 때 다시 지져 먹는다.
밤초 만드는 과정
중박계는 중배끼라고도 부르며 일반 제사에는 쓰지 않고 소상, 대상 등 상례에만 쓴다.
1957년 이조궁정요리통고와 1943년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 보듯 중박계는 반만 익혀서 집청하지 아니하고 고임상에 높이 올렸다가 먹을 때 다시 지져 먹었던 음식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