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는 먹는 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차로도 즐길 수 있지만 말리 찻잎은 가루를 내어 빵, 과자, 국수등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녹차 우린 물은 약용으로 쓰이고 남은 찻잎은 부침개나 다른 음식을 하는데 이용되었다. 차음식의 역사 및 특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차음식의 역사
차는 독을 해독하는 약용으로부터 시작하여 나물, 탕, 죽 등 여러 가지 요리로 변화해왔다. 신농씨가 일찍이 백가지 풀의 맛을 보고 하루에 70번 중독되었을 때 차로 그 독을 푼 것으로 보아 처음에는 기호식보다는 약용으로 차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록에 의하면 약리적 효과를 위해 씹어 먹었던 차를 다양하게 조리해서 먹었던 것을 볼 수 있다. 동다송 제6절에는 2500년 전 춘추시대 말기 제나라의 명재상 안영이 검소한 생활로 거친 밥에 구운 고기 새 꼬치, 새알 다섯 개와 차나물을 먹은 기록이 있다.
안영의 언행을 기록한 안자춘추에서도 제나라 경공이 정승 벼슬에 있을 때 조밥과 차나물을 먹은 기록이 있다. 이처럼 차나물은 청렴한 공직자의 소박하면서도 건강한 밥상이었다. 이아 BC 2세기)에 나무는 작고 잎은 치자를 닮았는데 그것을 끓여서 국물을 마신다고 하여 탕으로 차를 이용하였다.
삼국시대 북위의 장읍이 쓴 광아에 찻잎을 쌀죽에 반죽해 떡차를 만들어 보관했다가 가루로 만들어 파, 생강, 귤을 섞어 넣어 달여 마시면 술이 깨고 잠을 적게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차에 쌀, 파, 생강, 귤의 재료를 넣어 가공 저장하였으며 차의 효능을 자세히 적어 건강식으로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경(760년)에는 찻잎을 넣어 죽을 쑨 녹차죽이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 차음식의 기록은 조선시대 문헌인 산림경제(1715년)와 조선왕조실록에 남아있다. 산림경제에 따르면 흉년이 들어 곡식이 귀할 때 구황식품으로 차죽을 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영조 42년(1766년) 칠순 잔칫상에 왕의 장수를 비는 음식으로 차국수가 올랐다 한다. 차의 산지에서 전해오는 차농요에서는 음력 6월 6일 유두절에 차를 넣은 작설떡을 먹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조리에 이용되는 차의 가공형태
차음식에 이용된 차의 가공형태는 생잎, 마른 찻잎, 우린 찻잎, 녹차가루, 우린 물로 구분 할 수 있다. 생잎은 봄에 차를 따서 봄나물처럼 무쳐 먹거나 튀겨 먹으면 좋다. 녹차의 생잎을 말린 마른 찻잎은 일 년 내내 두고 먹는데 밥, 찜, 조림, 구이 등의 조리에 넣으면 좋다.
녹차를 우리고 난 우린 찻잎에도 약리 효과가 있는 불용성 성분들이 남아 있으며 쓴맛과 떫은맛이 적기 때문에 음식의 재료로 좋다. 차를 우리고 난 우린 찻잎은 냄새를 잘 흡착하기 때문에 밀폐 용기나 랩에 싸서 냉장고나 냉동고에 넣어 두고 사용하는데 오래 보관하지 말고 바로 사용해야 한다.
나물을 무치거나 부침개를 만들면 재활용 차원에서 지혜로운 차음식이 된다. 찻잎을 곱게 가루 낸 녹차가루는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데, 국수, 과자, 빵 등에 넣으면 쉽게 차음식을 만들 수 있다. 밀가루나 쌀가루에 녹차가루를 섞으면 색도
곱고 풍미도 좋을 뿐만 아니라 음식이 빨리 상하지 않는다. 또한 수제비나 국수 등에 넣으면 쫄깃하다. 차를 우린 물 밥, 죽, 면, 국의 조리에 넣는데 국이나 라면을 끓일때 넣으면 느끼한 기름 냄새가 없어져 담백하다.
최근 비만, 고혈압, 심장질환 등 성인병의 증가로 인하여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차에 대한 관심과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음료로만 이용되던 차는 다양한 음식으로 개발되고 있어 이제 더 이상 차(茶)는 단순히 마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차를 음식에 이용하면 식품의 유효 영양소를 적절하게 섭취할 수 있고 비만과 식중독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식품의 산화를 방지하고 냄새를 없애주어 음식의 가치를 한층 높여 주기 때문에 차를 이용한 음식은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차 음식의 특징
1. 유효 영양소를 섭취한다.
차의 유효성분에는 물에 녹는 수용성인 것과 물에 녹지 않는 불용성이 있다. 녹차의 성분 중 65%가 불용성인데 차를 우려서 마실 경우 불용성 물질들은 물에 녹아 나오지 않기 때문에 섭취를 하지 못하고 버리게 된다. 그러나 찻잎이나 녹차가루
를 음식에 넣으면 카테킨, 아미노산, 수용성 비타민 등의 수용성 성분(약 35%) 뿐만 아니라 카로틴, 비타민 E, 단백질, 식이섬유 등 유효한 불용성 성분(약 65%)까지 섭취할 수 있다.
2. 식중독을 예방한다.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생선은 취급에 특히 주의를 해야 한다. 차를 잘게 부셔서 생선에 뿌리거나 녹차 우린 물로 생선을 씻으면 카테킨류의 항균작용으로 식중독을 예방한다. 또한 생선회나 생선초밥, 회덮밥 등과 같은 날 음식을 먹을 때 녹차와 같이 먹는 것이 좋다.
3. 식품의 산화를 방지한다.
고등어, 전갱이, 꽁치 등과 같은 등 푸른 생선은 EPA(에이코사펜타엔산)와 같은 불포화 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심장질환을 예방한다. 그러나 불포화지방산은 산화되기 쉬운 단점이 있는데, 차 속에 있는 카테킨류, 비타민 C는 식품의 산화를 방지한다. 따라서 등 푸른 생선을 조리할 때 산화 효과가 있는 차를 이용하면 두뇌 발달,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불포화지방산을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
4. 냄새를 없앤다.
생선을 손질 할 때 찻잎이나 차 우린 물로 씻어 내면 생선 비린내가 나지 않는데 이는 차의 카테킨 성분이 소취 작용을 해서 냄새를 억제시키기 때문이다. 생선뿐만 아니라 쇠고기, 돼지고기 등과 같은 고기를 삶을 때 녹차를 넣으면 고기의 누린내를 없애며 요리하고 난 후 손에 밴 냄새도 없애준다.
조미료로 사용되는 마늘은 알린이 알리나제에 의해 알리신이 된 후 다시 분해되어서 마늘 냄새가 나는데 차는 냄새의 주성분의 농도를 줄여준다.
5. 색, 향을 더한다.
밀가루나 쌀가루에 녹차분말을 넣으면 선명한 녹색을 띠는 요리를 개발 할 수 있으며 향 또한 깊어지면서 정신을 맑게 해 준다.
차음식의 역사 및 특징에 대해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