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과는 전과라고도 하였는데 비교적 수분이 적은 뿌리나 줄기 또는 열매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설탕시럽과 조청에 오랫동안 졸여 쫄깃쫄깃하고 달콤하게 만든 한과이다. 색이 곱고 모양도 예쁜 정과의 유래 및 종류에 대해 살펴보자.
정과의 유래
정과는 잔치 때 꼭 만드는 조과로 보통 한 가지만 만들지 않고 여러 가지 재료를 각각 달게 조려서 완전히 식힌 후 꾸득꾸득 해지면 한 접시에 옆옆이 돌려 담는다. 정과는 정약용의 아언각비에서 기록되어 있으며 흔히 꿀에 조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15년 규합총서에 꿀에 조리는 방법과 꿀에 재워서 오래 두었다 쓰는 방법이 나와 있다. 정과를 졸일 때는 대부분 꿀을 사용하였다.
1943년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의하면 정과를 무릇 이름난 나무 열매와 아름다운 풋열매를 꿀에 달여서 볶았다. 신 것도 없어지고 오래 보관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중국에서는 밀전과라 하고 우리나라는 정과라 하였다. 집까지 아울러 쓰는 것을 수정과라 하여 여러 종류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과는 설탕이나 전화당을 넣어 저장하는 당장법의 저장식품으로 오늘날에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정과의 제조는 꿀에 조린린 방법이므로 밀전과정이라고 하며 어떤 재료를 사용하든지 당도가 65% 이상 되게 만들므로 저장성이 좋다. 정과류로 밀정과는 모과, 유자, 앵두와 같이 특유한 향미를 가진 과실이나 근채류를 꿀에 조려 별미롭게 한 것이다. 그 건더기를 꿀물에 띄워 음료로 마시는 것이 수정과이다.
또 과일이나 열매를 즙 내어 꿀을 넣고 그대로 조리거나 녹말가루를 섞어 묵처럼 만들어 식혀서 편상으로 만든 과편과 밤초, 대추초 같은 숙실과는 밀전편에 속한다.
정과의 종류
1854년 음식법에는 처음으로 설탕에 졸인 감자가 소개되어 있다. 조리책에 소개되어 있는 정과의 종류는 34개이며 그중 연근정과가 가장 많이 소개되고 있다. 연근정과는 1958년의 우리나라 음식만드는 법에 따르면 연근 만드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연근을 깨끗이 씻어서 그대로 한 푼 두께로 썰어서 물을 많이 붓고 오래 끓인다. 연근이 잘 무르거든 물을 따라 버리고 다시 꿀 세 홉을 넣어 숯불에 세 시간 동안 졸인다. 그렇게 하면 연근정과가 알맞게 되니 빛이 검붉고 윤택이 나고 졸깃졸깃하게 되면 잘 된다고 했다.
도라지정과는 만드는 법은 연근정과와 비슷하다. 1715년 산림경제지에 길경자라하여 도라지의 껍질을 벗기고 쓴맛을 우려낸 후 꿀을 넣어 조린 것 또는 이것을 꿀에 재웠다가 건져서 볕에 말려 다시 쟁여두고 쓴다고 소개하고 있다. 생강정과는 1913년 조선요리제법의 기록에 의하면 생강을 껍질 벗겨서 얇게 저며가지고 물을 많이 붓고 끓여서 매운 물을 따르고 새 물을 부어서 다시 끓인다. 그리고 물이 끓으면 또 따라내고 물 3 홉을 붓고 설탕을 넣어 졸여서 물과 생강의 분량이 비등이 될 때 곧 끈다라고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산수유정과는 산수유를 깨끗이 씻어 씨를 뺀 후 채반에 꾸덕꾸덕하게 말려서 꿀에 재웠다가 사용한다. 매실정과는 매실을 씻어 물기를 뺀 후 꿀에 재워 항아리에 담아 두었다가 채반에 널어 말려 쓴다. 유자정과는 유자의 겉껍질을 벗기고 얇게 저며 살짝 삶아 건지면 특유의 방향성이 있다. 잘 만든 유자정과는 은은한 향기와 함께 영양도 풍부하다.
잣정과는 잣의 고깔을 떼어내고 솔잎에 한 개씩 꿰어 한묶음씩 보기 좋게 매어서 꿀에 무쳐서 낸다. 건포도정과는 솔잎에 건포도를 한 개씩 꽂고 한 묶음씩 꿰어 꿀물에 무쳐낸다. 또 솔잎 끝에 건포도를 하나씩 꿰어 10개씩 묶음으로 하고 꿀물에 무쳐 실백솔잎에 꿴 잣솔과 함께 곁들이면 좋다.
행인정과는 껍질벗긴 살구씨를 물에 우려서 떫은맛을 제거한 후 꿀에 넣어 약한 불로 조려서 만든다. 당근정과는 당근을 꽃모양으로 썰어 잠깐 익힌 후 물과 설탕 또는 꿀을 동량으로 섞어 약한 불에서 조려서 만든다. 맥문동정과는 물을 냄비에
붓고 설탕을 넣어서 끓이되 물엿만큼 엉기면 맥문동을 넣어서 잠깐 두었다가 꺼낸다.
수삼정과는 보통 인삼정과라고 하며 수삼을 잠깐 데쳐 쓴맛을 제거하여 물과 설탕을 함께 넣고 약한 불로 조리다가 거의 졸았을 때 꿀을 넣어 재차 조린다. 또 수삼을 껍질을 벗긴 뒤 한소끔 삶아가지고 꿀물에 조려 만들기도 한다. 산사정과는 모양이 좋은 산사를 골라 깨끗이 씻어 아래위를 약간 도려내어 씨를 빼고 찜통에 쪄서 걸러 설탕이나 꿀을 타서 만든다. 또 산사를 잠깐 데쳐서 신맛이 빠지면 설탕이나 꿀에 조려서 만들기도 한다.
정과 만들 때 주의 사항
연근정과 색을 연하게 할 때는 흰 설탕을 넣어 희게 만들고 갈색이 나도록 하려면 누런 설탕이나 꿀을 넣는데 졸깃졸깃해질 때까지 조린다.
생강정과는 생각 하나에 3~4 조각이 나오도록 생긴 모양대로 얇게 저며 썰어야 모양이 좋으며 생강 그대로의 투명한 색이 나도록 졸인다.
산수유정과는 꿀에 재워 두었다가 끓이면 색이 아름답다.
수삼정과는 길이로 썰어 만드는 것보다 나이테가 보이도록 동그랗게 써는 것이 좋다.
산사는 삶아서 꿀을 붓고 봉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수정과로 쓰면 좋다.
정과를 만들 때 제색을 내기 위해서는 법랑냄비나 사기냄비에서 조리는 것이 좋다.
열매는 물론 식재료의 뿌리까지 정과를 만들 수 있는 주 재료가 된다. 수분이 많지 않은 재료라면 더 좋을 듯싶다. 그리고 정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재료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설탕, 소금, 꿀, 물을 분량으로 넣고 타지 않게 조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꿀이나 설탕을 넣어 조려줌으로써 오랫동안 보관해 두고 맛있는 정과를 즐기기 좋다.
정과의 유래 및 종류에 대해 알아보았다.